2020. 2. 9. 23:51ㆍ정치소식
검찰이라는 이기적인 집단안에서 항상
올바른 소신을 보여주시는 유일한 진짜 검사
응원합니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지난 번 칼럼 <아이 캔 스피크 II>로 검찰 내부에서 소동이 약간 일었는데, 칼럼 원고 마감일이 돌아오니 신경이 좀 쓰이더라구요.
이번 칼럼에 썼다시피 2012년 9월 박형규 목사님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과거사 반성을 했다가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내가 왜 너 때문에 힘들어야 해? 글 좀 쓰지만, 댓글 쓰는 몇 말고는 아무도 널 지지하지 않아. 넌 검찰 모든 선배들을 권력의 주구로 몰았어” 등의 질책을 들었지요.
마음이 하도 상해서 며칠 끙끙 앓다가 털고 일어서면서
그럼에도 난 계속 가겠다는 의지와 함께 할 동료들에 대한 소망을 담아 내부망에 이 시를 올렸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내부망에 시를 힘겹게 올렸었는데 8년이 지난 지금은 칼럼으로 시를 띄울 만큼 검찰과 우리 사회가 많이 변했습니다.
제가 조그마한 조각이나마 디딤돌 된 것에, 최소한 역사의 걸림돌이 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지금 아파하고 있을 공익제보자분들과 함께 하는 분들에게 위로의 시를 띄웁니다.
<빨강 머리 앤>을 참 좋아하는데요.
그 책 마지막 페이지가 언제 읽어도 감동이라 페친분들께 소개해 드립니다.
“그날 이후로 앤 앞에 놓인 미래의 지평선이 좁아졌다.
하지만, 발 앞에 놓인 길이 좁아진다 해도, 앤은 그 길을 따라 잔잔한 행복의 꽃이 피어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그리고, 길에는 언제나 모퉁이가 있었다!
앤이 나직이 속삭였다.
하느님 하늘에 계시니 세상은 평안하여라.”
길이 좁아지고 험해지더라도,
둘러보면 함께 하는 발걸음들이 있고, 꽃이 피어있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설레이는 모퉁이가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하며 한 주를 시작합니다.
P.S. 1. “가야 할 시간, 배웅하는 이 없이 눈가에 눈송이만 떨어진다. 온 힘을 다했지만 등불을 켜지는 못했다. 연약한 인간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약서 한 장에 나의 기개는 죽었다. 내 묘지명은 이 한 마디로 충분하다. ‘그는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해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을 처음으로 경고했다가 괴담 유포자로 탄압받고 병마에 결국 쓰러진 공익제보자 리원량을 추모합니다.
P.S. 2. 저도 공익제보자라는 것은 2017년 12월 ‘이문옥 밝은사회상’을 수상하며 비로소 알았는데요. 고단한 와중에 큰 위로와 격려를 받은 듯 뭉클했지요. 여력이 없어 돕지는 못하지만, 모든 공익제보자분들을 향한 동료애를 품고 있습니다.
P.S. 3. 출마하는 공익제보자들 중 이런저런 말들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사법농단 관련인데, 사법농단의 경우 1차 진상 조사결과에 분노한 많은 동료들의 반발로 진실이 다소 규명된 특별한 사례지요.
이 글은 모든 공익제보자들과 잠재적 공익제보자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띄우는 글이라, 극히 원론적으로 쓴 것이니 오해나 곡해, 견강부회, 침소봉대하시는 분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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